[칼럼] “검사해 보니 이상 없다는데” 계속되는 통증, 원인은 전신 환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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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사해 보니 이상 없다는데” 계속되는 통증, 원인은 전신 환경에 있습니다.

강남본정형외과


안녕하세요. 강남본정형외과입니다.


진료실을 찾으시는 환자분들 중에는 유독 치료가 잘 되지 않고 만성적인 통증으로 오랜 기간 고통받는 분들이 계십니다.


“허리가 오랫동안 아파 진통제를 타 먹으며 견디는데, 이제는 조금만 걸어도 온몸이 피곤해 나갈 엄두가 안 납니다.” (71세 남성)


“목, 허리, 무릎, 골반까지 안 아픈 곳이 없어요. X-ray나 MRI를 찍어도 이상이 없다는데 몸은 계속 찌뿌둥하고 잠도 못 자겠습니다.” (53세 여성)


“매일 2만 보씩 걷고 영양제도 잘 챙겨 먹는데, 얼마 전부터 엉치가 깊숙이 뻐근합니다. 큰 병원에서도 물리치료나 받으라네요.” (68세 여성)


이 환자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영상 검사상 구조적인 손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손상이 있더라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약을 먹을 때는 잠시 호전되는 듯하다가도 끊으면 이내 통증이 재발하고, 통증 부위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전신 컨디션 난조를 동반하곤 합니다.


검사에서 원인이 나타나지 않는 통증, 과연 어디서 오는 걸까요?

영상 검사에 잡히지 않는 만성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 5가지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염증 노화 (Inflammaging)와 좀비 세포


노화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만, 최근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따르면 노화 과정에서 만성적인 저등급 전신 염증 상태가 유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를 '염증 노화(Inflammaging)'라 부릅니다.


체내에 노화된 세포는 분열을 멈춘 채 사라지지 않고 잔존하는데, 마치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하여 ‘좀비 세포’라고도 불립니다. 이 노화 세포들은 독성 물질인 SAS(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를 방출해 주변의 정상 세포를 오염시키고, 뼈·연골·근육의 회복을 방해합니다.


또한 체내 청소부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가 노화되면 재생 작용(M1)보다 염증을 유발하는 성향(M2)으로 변질됩니다. 결국 체내 만성 염증이 쌓이면서 신경계의 통각 역치가 낮아지고, 작은 자극에도 남들보다 훨씬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2. 당대사 이상과 콜라겐을 굳게 만드는 당독소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대사 질환은 단순 내과 질환에 그치지 않고 힘줄과 관절 구조를 파괴하는 강력한 원인이 됩니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체내 잉여 당분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최종당화산물(AGEs, 일명 '당독소')을 형성합니다. 힘줄과 인대는 유연성이 핵심인 콜라겐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당독소가 축적되면 콜라겐 간의 비정상적인 교차 결합이 일어나 조직이 뻣뻣해지고 쉽게 손상을 입습니다. 오십견, 족저근막염, 아킬레스 건병증의 발병률이 당뇨 환자에게서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입니다.


더불어 혈당 문제로 미세혈관망이 좁아지면 환부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의 효과도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3. ‘장-뇌-관절 축’의 교란


장 건강이 관절 통증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내 미생물 환경은 전신 면역 체계와 관절 활막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식습관이나 스트레스로 장내 유익균이 감소하고 점막 방어벽이 무너지면, 내독소인 LPS(지질다당류)가 혈관을 타고 관절 활막으로 이동합니다. 이는 강력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해 관절 연골 파괴와 통증 민감도 증가를 일으킵니다.


반대로 장내 유익균이 식이섬유를 발효할 때 생성되는 단쇄지방산(SCFA)은 전신 염증을 조절하고 관절 구조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관절을 지키는 길입니다.




4. 호르몬 변화와 근지방증 (Sarcopenic Obesity)


특히 여성의 경우 40대 후반에서 50대 사이 경험하는 갱년기가 통증의 큰 분기점이 됩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생식기뿐만 아니라 뼈, 연골, 인대, 힘줄 등 근골격계 전반에 분포해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 온몸의 관절과 근육을 돌아다니며 쑤시는 이동성 통증이 나타납니다. 또한 50세 이후에는 매년 1~2%씩 근육량이 감소하며, 근섬유 사이에 지방이 끼는 근지방증이 진행됩니다. 이는 근육의 수축 기능과 재생 능력을 크게 떨어뜨려 만성 근육통과 관절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5. 수면 장애와 통증 감작 (Sensitization)


진료실에서 만성 통증 환자분들에게 가장 먼저 드리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요즘 잠은 잘 주무십니까?”입니다.


수면은 낮 동안 쌓인 피로 물질과 독성을 청소하고 신체를 리셋하는 필수 회복 과정입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중추신경계가 과도하게 예민해지는 '감작 상태'에 빠지게 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높아져 염증에 취약해집니다.


결과적으로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수면 부족이 다시 통증을 악화시키는 치명적인 악순환에 갇히게 됩니다.




특정 부위의 구조적 병변이 원인이 아니라면, 치료의 패러다임을 ‘몸의 환경 개선’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대사적 재활’이라 부릅니다. 



1) 나에게 맞는 운동의 생활화


여성일수록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근력 운동이 필수적입니다.

남성일수록 필라테스나 요가 등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무작정 오랫동안 편하게 걷기(예: 2만 보)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숨이 차오를 정도의 속도로 강도를 조절하며 걷는 것이 심폐 지구력과 근력 향상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2) 식탁의 색깔을 바꾸는 항염증·저당 식단


정제 탄수화물, 가공식품, 액상과당, 고온에서 바짝 구운 단백질(당독소 유발)을 줄여야 합니다.


올리브오일, 베리류, 신선한 채소, 견과류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과 단백질 위주의 소식을 권장합니다.


칼슘, 비타민 D·K,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비타민 C 등 검증된 영양소를 적절히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능동적인 기록과 다학제적 관리


나의 혈액 검사 수치(혈당, 당화혈색소, 염증 수치, 비타민 D 등)와 일상 속 통증, 수면 시간을 기록하고 수치화해 보시기 바랍니다. Smart Watch 등을 활용해 수면 점수나 심박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만성 통증은 내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전문가와의 다학제적 협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병원과 약에만 의존하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내 몸의 주인으로서 생활 환경을 바로잡아 나가는 능동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내 몸의 만성 염증을 줄이는 작은 습관 하나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몸 전체의 환경이 바뀌면 오랫동안 괴롭히던 통증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 본 글은 의학채널 '비온뒤'에서 진행한 강연(노경한 원장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노경한 원장 약력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 고려대학교 정형외과 전문의

- 항공의학 전문의

- 대한 정형외과 학회 정회원

- 대한 견주관절 학회 정회원

- 대한 슬관절 학회 정회원

- 대한 스포츠학회 정회원

- 대한 정형초음파학회 정회원

- 대한 관절경학회 정회원

- 대한 인공지능의료학화 정회원

- 전, 삼성의료원 정형외과 슬관절 전임의

- 전, 삼성의료원 정형외과 견관절, 스포츠 의학 전임의

- 전, 경희대학교 정형외과 견주관절, 스포츠 의학 전임의

- 전, 제1전투 비행단 항공의무대대장

- 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팀 닥터

- 전, 본브릿지병원 정형외과 원장

- 고려대학교/삼성의료원 정형외과 외래교수

-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 삼성 에스원 태권도단 자문의

- 한국 대학 농구 연맹 부회장ㆍ의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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